문학

고등 국어 현대소설 예상문제

보기를 눌러 바로 채점하고 해설을 확인하세요. 대표 문제 8개 · 슬탐생 문제은행 153문항

1.난이도 쉬움
[지문] (현대소설)
민준의 어머니는 베트남 사람이었다. 어릴 때는 아무렇지 않았던 그 사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자꾸만 신경 쓰였다. 급식실에서 친구들이 "너희 엄마는 무슨 나라 사람이야?" 하고 물을 때마다 민준은 얼버무리듯 대답을 흐렸다.

어느 날 저녁, 어머니는 오랜만에 고향식 쌀국수를 끓였다. 온 집 안에 향신료 냄새가 진하게 퍼졌다. 민준은 저녁을 먹다가 문득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 냄새 옷에 배면 애들이 또 놀려요." 어머니의 손이 멈칫했지만, 이내 아무 말 없이 그릇을 치웠다.

그날 밤 민준은 잠든 척 누워 있다가, 부엌에서 어머니가 낮게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자신이 무심코 던진 말이 어머니의 오랜 그리움과 자존심에 얼마나 깊은 생채기를 냈는지 그제야 실감이 났다.

다음 날 학교에서 돌아온 민준은 어머니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엄마, 그 쌀국수 다시 끓여 주면 안 돼요? 저 다 먹을게요." 어머니는 놀란 눈으로 아들을 바라보다가, 이내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엌에는 곧 익숙하고도 그리운 냄새가 다시 퍼지기 시작했다.

윗글에 나타난 '민준'의 심리 변화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①어머니의 문화를 부끄러워하다가 자신의 말이 상처가 되었음을 깨닫고 뉘우친다.
  2. ②친구들의 편견에 맞서 어머니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다가 점차 지쳐 무관심해진다.
  3. ③어머니의 문화를 자랑스러워하다가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4. ④어머니와의 갈등이 깊어지며 끝내 화해하지 못한 채 서로에게 서운함만 남긴다.
  5. ⑤어머니의 고향 음식을 처음부터 즐겨 먹으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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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①번

[출제 의도 및 핵심 논리]
이 문항은 인물의 심리 변화 과정을 지문의 사건 전개에 따라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민준은 처음에는 어머니의 문화를 부끄러워하다가, 어머니의 흐느낌을 들은 뒤 자신의 말이 상처가 되었음을 깨닫고 뉘우치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선지 분석]
① 민준은 처음에 "이 냄새 옷에 배면 애들이 또 놀려요"라며 부끄러움을 드러냈으나, 어머니의 흐느낌을 들은 뒤 "자신이 무심코 던진 말이 어머니의 오랜 그리움과 자존심에 얼마나 깊은 생채기를 냈는지 그제야 실감이 났다"라고 하였고, 이튿날 쌀국수를 다시 끓여 달라고 청하는 데서 뉘우침이 확인되므로 적절하다. 정답.
② 민준이 친구들의 편견에 맞서 어머니를 옹호했다는 내용은 지문에 없으며, 오히려 "이 냄새 옷에 배면 애들이 또 놀려요"라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③ 민준이 어머니의 문화를 자랑스러워한 장면은 나타나 있지 않으며, 처음부터 친구들의 시선을 의식해 얼버무리는 모습을 보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④ 결말에서 민준이 먼저 화해를 청하고 어머니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보아 갈등이 해소되었으므로,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⑤ 민준이 처음부터 쌀국수를 즐겨 먹었다는 내용은 없으며, 오히려 그 냄새를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으로 시작되므로 적절하지 않다.
2.난이도 쉬움
[지문] (현대소설)
박도현은 오늘도 넥타이를 고쳐 매고 현관을 나섰다. 회사가 문을 닫은 지 삼 주가 지났지만, 그는 아직 아내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아침마다 정장을 입고 집을 나서, 저녁 어스름이 내릴 때까지 시립도서관 열람실에서 신문의 구인란을 뒤적이는 것이 그의 새로운 일과가 되었다.

처음 며칠은 회사가 이전 준비로 어수선하다고 둘러댔다. 아내는 별다른 의심 없이 도시락을 싸 주었고, 도현은 그 도시락을 도서관 벤치에서 혼자 먹었다. 밥알을 씹으며 그는 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저마다 어딘가로 향하는 걸음들이 그에게는 아득하게 느껴졌다.

퇴근 시간에 맞추어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도현은 사람들 틈에 끼어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다. 몸은 흔들리는 열차와 함께 좌우로 흔들렸지만, 마음은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었다. 오늘 면접을 본 회사에서도 나이가 걸림돌이 되었다. 담당자의 완곡한 거절 앞에서 그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집 앞 골목에 다다르자 도현은 걸음을 멈추고 넥타이를 조금 느슨하게 풀었다. 그리고 다시 어깨를 펴고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오늘 하루도 별일 없었다는 얼굴을 준비하는 것, 그것이 요즘 그가 가장 공들이는 일이었다.

윗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①도현은 아내에게 실직 사실을 알렸으나 아내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
  2. ②도현은 매일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며 재취업을 준비하는 한편, 실직 사실을 가족에게 숨기고 있다.
  3. ③도현은 지하철에서 우연히 옛 동료를 만나 위로를 받는다.
  4. ④도현은 면접에 합격하여 새로운 직장에 출근할 준비를 하고 있다.
  5. ⑤도현의 아내는 남편의 실직을 이미 눈치채고 모르는 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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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②번

[출제 의도 및 핵심 논리]
이 문항은 인물이 처한 상황과 심리를 정확히 파악하는 사실적 독해 능력을 평가한다. 도현이 실직 사실을 숨긴 채 매일 정장을 입고 도서관에서 구직 활동을 이어가는 상황이 핵심 근거이다.

[선지 분석]
① "그는 아직 아내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라고 하였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② "정장을 입고 집을 나서... 신문의 구인란을 뒤적이는 것이 그의 새로운 일과가 되었다"는 부분과 "아내에게 그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는 부분이 정확히 일치하므로 적절하다. 정답.
③ 지하철에서 옛 동료를 만났다는 내용은 지문에 언급되지 않는다.
④ "담당자의 완곡한 거절"이라고 하였으므로 면접에 합격했다는 진술은 지문과 정반대이다.
⑤ 아내가 "별다른 의심 없이 도시락을 싸 주었"다고 하였으므로 아내가 실직을 눈치챘다는 것은 지문의 내용과 어긋난다.
3.난이도 쉬움
[지문] (현대소설)
강현우는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캔맥주 하나와 즉석밥을 샀다. 혼자 산 지 일 년이 넘었지만, 장을 볼 때마다 여전히 손이 두 개를 집었다가 하나를 내려놓는 버릇이 남아 있었다. 아내와 함께 쓰던 냉장고는 여전히 부엌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 안에는 몇 가지 밑반찬과 생수병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현우는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예전에 아내가 붙여 두었던 메모지 자석을 떼어 내지 못했다. "우유 사올 것", "저녁 7시" 같은 사소한 메모들이 빛바랜 채로 여전히 붙어 있었다. 그는 그것을 볼 때마다 잠깐씩 걸음을 멈추었지만, 굳이 떼어 내지는 않았다.

오늘도 현우는 즉석밥을 데우며 식탁에 혼자 앉았다. 텔레비전에서는 그가 잘 알아듣지 못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창밖으로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았다. 그는 문득 냉장고 자석 메모지를 바라보다가, 작게 웃었다. 서글픔인지 체념인지 알 수 없는 웃음이었다. 그래도 그는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 냈다는 사실에 작은 안도감을 느꼈다.

윗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①현우는 아내가 남긴 메모지를 발견한 즉시 떼어 내며 새로운 삶을 다짐한다.
  2. ②현우는 장을 볼 때 습관적으로 두 사람분을 집었다가 하나를 내려놓곤 하는 행동을 통해 이혼 후에도 남아 있는 과거의 습관을 드러낸다.
  3. ③현우는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혼자 사는 생활에 전혀 적응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다.
  4. ④현우는 오늘 하루를 지치고 후회스러운 날로 여기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다.
  5. ⑤현우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내용에 깊이 몰입하며 하루의 피로를 해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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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②번

[출제 의도 및 핵심 논리]
이 문항은 인물의 사소한 행동에 담긴 심리적 여운을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손이 두 개를 집었다가 하나를 내려놓는 버릇"이라는 서술이 이혼 이후에도 남아 있는 과거의 습관과 그로 인한 정서를 드러내는 핵심 근거이다.

[선지 분석]
① 현우는 메모지를 "굳이 떼어 내지는 않았다"고 하였으므로 즉시 떼어 냈다는 진술은 지문과 정반대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② "손이 두 개를 집었다가 하나를 내려놓는 버릇이 남아 있었다"는 서술과 정확히 일치하므로 적절하다. 정답.
③ "혼자 산 지 일 년이 넘었다"고 하였으므로 얼마 되지 않았다는 진술은 지문과 어긋나며, 무기력하게 지낸다는 단정도 마지막의 "작은 안도감" 등 정서와 어긋나므로 적절하지 않다.
④ 현우는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 냈다는 사실에 작은 안도감을 느꼈다"고 하였으므로 자책한다는 진술은 지문과 정반대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⑤ 현우는 "잘 알아듣지 못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하였으므로 프로그램에 깊이 몰입했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
4.난이도 쉬움
[지문] (현대소설)
일흔을 넘긴 순임은 손자와 함께 갔던 햄버거 가게의 무인 주문기 앞에서 한참을 머뭇거렸다. 화면 속 버튼들은 낯설고 작았으며, 뒤에 줄 선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 쓰였다. 결국 순임은 아무것도 주문하지 못한 채 뒤로 물러섰다.

집으로 돌아온 순임은 그날 일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 "늙었다고 밥 한 끼도 마음대로 못 사 먹는구나." 손자에게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혼자 방에 앉아 있으려니 서글픈 마음이 가시지 않았다.

며칠 뒤, 순임은 주민센터에서 진행하는 디지털 기기 사용법 강좌에 등록했다. 돋보기를 쓰고도 잘 보이지 않는 화면 앞에서 몇 번이나 같은 순서를 되풀이해 배웠다. 강사가 "어르신, 잘하고 계세요" 하고 격려할 때마다 순임의 얼굴에는 조금씩 자신감이 배어 나왔다.

한 달 뒤, 순임은 다시 그 햄버거 가게를 찾았다. 이번에는 주저하지 않고 화면을 눌러 원하는 메뉴를 골랐다. 주문 완료음이 울리자 순임은 작게 웃음을 지었다. 별것 아닌 성취였지만, 그녀에게는 세상과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윗글에 나타난 '순임'의 심리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①무인 주문기 앞에서 겪은 어려움에 좌절하여 이후로도 도전을 완전히 포기하고 만다.
  2. ②무인 주문기 사용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오히려 자신감을 완전히 잃고 만다.
  3. ③손자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을 강하게 드러내며 갈등을 겪는다.
  4. ④처음부터 디지털 기기 사용에 능숙하여 별다른 어려움 없이 상황을 해결한다.
  5. ⑤디지털 기기 앞에서 소외감과 서글픔을 느끼다가 배움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성취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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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⑤번

[출제 의도 및 핵심 논리]
이 문항은 인물의 심리 변화 과정을 사건의 흐름에 따라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순임은 무인 주문기 앞에서 소외감과 서글픔을 느끼다가, 배움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방향으로 변화한다.

[선지 분석]
① 순임은 이후 디지털 기기 사용법 강좌에 등록하여 다시 도전하므로, 도전을 완전히 포기했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② 순임은 강좌를 들으며 "얼굴에는 조금씩 자신감이 배어 나왔다"라고 하였으므로, 자신감을 완전히 잃었다는 설명은 지문과 정반대이다.
③ 순임이 손자에게 원망을 드러내는 장면은 나타나 있지 않으며, 오히려 "손자에게는 내색하지 않았다"라고 하였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④ 순임은 처음에 "한참을 머뭇거렸다"라며 어려움을 겪었으므로, 처음부터 능숙했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⑤ 순임은 무인 주문기 앞에서 "늙었다고 밥 한 끼도 마음대로 못 사 먹는구나"라며 서글픔을 느끼다가, 강좌를 통해 배운 뒤 "세상과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을 느끼며 성취감을 얻으므로 적절하다. 정답.
5.난이도 쉬움
[지문] (현대소설)
산골 분교의 마지막 학기였다. 전교생이라 해 봐야 여섯 명뿐인 이 학교는 다음 학기부터 문을 닫기로 결정되었다. 담임을 맡은 정 교사는 마지막 수업을 준비하며 평소보다 더 이른 시간에 교실 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아직 폐교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듯 여느 때처럼 재잘거리며 교실로 들어섰다. 정 교사는 칠판에 오늘의 수업 주제 대신, 아이들에게 그동안 함께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보여 주었다. 운동회에서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 달리던 모습, 텃밭에서 상추를 심던 모습들이 차례로 지나갔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 막내인 은서가 손을 들고 물었다. "선생님, 우리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어요?" 정 교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그럼, 언제든지"라고 대답했다. 교실 창밖으로 보이는 운동장에는 이제 곧 사람의 발길이 끊길 것이었다. 정 교사는 마지막 종이 울릴 때까지,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눈에 담았다.

윗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①아이들은 폐교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고 슬픔에 잠긴 채 수업에 참여한다.
  2. ②정 교사는 마지막 수업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보여 주며 이별을 준비한다.
  3. ③은서는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사실에 분노하며 정 교사에게 항의한다.
  4. ④정 교사는 은서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 채 교실을 떠난다.
  5. ⑤정 교사는 마지막 수업에서 평소와 같은 정규 교과 수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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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②번

[출제 의도 및 핵심 논리]
이 문항은 인물의 행동을 통해 상황과 심리를 사실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정 교사가 사진을 통해 아이들과의 추억을 되새기며 이별을 준비하는 행동이 핵심 근거이다.

[선지 분석]
① 아이들은 "아직 폐교의 의미를 잘 알지 못하는 듯 여느 때처럼 재잘거리며" 등장하므로 정확히 이해하고 슬픔에 잠겼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
② "아이들에게 그동안 함께한 순간들을 사진으로 보여 주었다"는 서술과 정확히 일치하므로 적절하다. 정답.
③ 은서는 분노나 항의가 아니라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어요?"라고 물었으므로 적절하지 않다.
④ 정 교사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그럼, 언제든지'"라고 대답하였으므로 대답하지 못한 채 떠났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
⑤ 정 교사는 "오늘의 수업 주제 대신" 사진을 보여 주었다고 하였으므로 정규 교과 수업을 진행했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
6.난이도 쉬움
[지문] (현대소설)
혼자 사는 노년의 정옥은 산책길에서 비쩍 마른 개 한 마리를 만났다. 사람을 경계하면서도 정옥이 내민 손을 슬쩍 핥던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었다. ㉠정옥은 며칠을 고민한 끝에 그 개를 집으로 데려와 '보리'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처음 한 달간 보리는 구석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밥그릇을 놓아 주어도 사람이 자리를 비운 뒤에야 겨우 입을 댔다. ㉡정옥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저 매일 같은 시간에 밥을 챙기고, 낮은 목소리로 보리의 이름을 불러 주었다.

두 달째 되던 날, 보리가 처음으로 정옥의 무릎 위에 머리를 얹었다. ㉢정옥은 순간 숨을 죽였다. 오래도록 혼자였던 집 안에 온기가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그날 이후로 보리는 조금씩 마음을 열었고, 정옥의 하루도 예전과는 다른 빛깔을 띠기 시작했다.

이제 보리는 정옥이 현관문을 열 때마다 꼬리를 흔들며 뛰어나온다. 정옥은 매일 아침 보리와 함께 걷는 산책길이 하루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하곤 한다. 두 존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가족이 되어 있었다.

㉠~㉢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①㉠은 정옥이 즉흥적으로 판단하여 별다른 고민 없이 개를 집으로 데려왔음을 보여준다.
  2. ②㉡은 정옥이 보리의 경계심을 풀기 위해 조급하게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3. ③㉢은 오랜 기다림 끝에 보리가 마음을 열기 시작한 순간의 정서적 울림을 드러낸다.
  4. ④㉠~㉢은 모두 정옥이 보리를 낯설고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는 과정을 보여준다.
  5. ⑤㉢에서 정옥이 숨을 죽인 것은 보리의 행동에 놀라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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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③번

[출제 의도 및 핵심 논리]
이 문항은 밑줄 친 부분에 담긴 인물의 심리와 관계의 변화를 파악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은 "오래도록 혼자였던 집 안에 온기가 스며드는 기분"이라는 서술을 통해 정옥이 느끼는 정서적 울림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선지 분석]
① ㉠ 앞부분에서 "며칠을 고민한 끝에"라고 하였으므로, 즉흥적으로 별다른 고민 없이 데려왔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② ㉡에서 정옥은 "서두르지 않았다"라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조급하게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는 설명은 지문과 정반대이다.
③ ㉢은 두 달간의 기다림 끝에 보리가 처음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온 순간, 정옥이 느끼는 벅찬 정서적 울림을 드러내므로 적절하다. 정답.
④ ㉠~㉢은 정옥이 보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유대를 쌓아 가는 과정을 보여줄 뿐,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는 과정이 아니므로 적절하지 않다.
⑤ ㉢에서 정옥이 숨을 죽인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온기가 스며드는 기분"이라는 서술에서 알 수 있듯 감동과 벅찬 감정 때문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7.난이도 보통
[지문] (현대소설)
정년퇴직식이 끝난 지 두 달째였다. 김만수는 아침마다 양복을 꺼내 입다가 문득 손을 멈추곤 했다.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을 몸이 먼저 알아차리는 듯했다. 그는 옷장 문을 도로 닫고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틀었다가 이내 꺼 버렸다.

㉠아들 내외가 출근하고 나면 집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그 적막이 그는 못 견디게 낯설었다. 삼십오 년을 다닌 회사에서는 전화벨과 발소리, 결재판 넘기는 소리로 하루가 채워졌었다. 이제 그 소리들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오후가 되자 초등학생 손자 지훈이 학교에서 돌아왔다. "할아버지, 오늘도 집에 계셨어요?" 무심코 던진 말이었지만 만수의 가슴 한쪽이 뜨끔했다. 그는 애써 웃으며 "그럼, 할아버지가 집을 지켜야지" 하고 대답했으나, 목소리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지훈이 방으로 들어간 뒤에도 만수는 한참을 현관 쪽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예전 같으면 저녁 여섯 시에나 돌아왔을 시간이었다. 그는 문득 베란다에 내놓은 낡은 회전의자를 떠올렸다. 사무실에서 쓰던 것을 퇴직 기념으로 가져온 그 의자는, 이제 아무도 앉지 않는 채로 볕만 쬐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베란다로 나가 의자에 앉아 보았다. 삐걱, 낯익은 소리가 났다. 그 소리만이 예전 그대로였다.

㉠~㉢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 ①㉠은 아들 내외가 부재한 낮 시간의 적막감이 자신과 무관하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견디기 힘든 감각으로 다가옴을 보여준다.
  2. ②㉡은 만수가 지훈의 하굣길 시간을 의식하며 자신이 잃어버린 일상의 리듬을 새삼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3. ③㉢에서 의자의 '삐걱' 소리는 변함없이 남아 있는 옛 감각을 통해 달라진 현재 상황과 대비를 이루고 있다.
  4. ④㉠~㉢은 공통적으로 퇴직 이후 만수가 느끼는 상실감과 무료함을 인물의 행동과 심리를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5. ⑤㉢에서 만수가 낡은 회전의자에 앉아보는 행동은 과거 직장 생활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떨쳐내려는 결단을 드러낸다.
정답·해설 보기

정답: ⑤번

[출제 의도 및 핵심 논리]
이 문항은 인물의 행동과 상황 묘사에 담긴 심리를 정확히 해석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에서 만수가 낡은 의자에 앉아보는 행동은 사라진 일상에 대한 그리움과 미련의 표현이지, 그것을 '완전히 떨쳐내려는 결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선지 분석]
① 아들 내외가 출근한 뒤 "집 안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는 서술과 "그 적막이 그는 못 견디게 낯설었다"는 부분에서 확인되므로 적절하다.
② 지훈의 "오늘도 집에 계셨어요?"라는 말에 "가슴 한쪽이 뜨끔"하고 지훈이 돌아온 시간이 "예전 같으면 저녁 여섯 시에나"였음을 떠올리는 대목에서 확인되므로 적절하다.
③ '삐걱' 소리가 "예전 그대로"라는 서술은 변하지 않은 감각과 달라진 현재 처지 사이의 대비를 보여주므로 적절하다.
④ 세 부분 모두 퇴직 이후 만수가 느끼는 상실감과 무료함을 구체적 행동·심리 묘사를 통해 드러내고 있으므로 적절하다.
⑤ 만수가 의자에 앉아본 것은 옛 직장 생활에 대한 미련과 그리움에서 비롯된 행동이며, 뒤이어 "삐걱, 낯익은 소리가 났다. 그 소리만이 예전 그대로였다"라는 서술에서도 미련이 남아 있음이 드러난다. 이를 '미련을 떨쳐내려는 결단'으로 해석하는 것은 지문과 정반대이므로 적절하지 않다. 정답.
8.난이도 보통
[지문] (현대소설)
재현은 매일 밤 지하 연습실로 내려가 첼로를 켰다. 오디션에서 세 번 연속 낙방한 뒤로, 그는 낮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이곳에서 활을 그었다. ㉠눅눅한 지하실 공기와 형광등 불빛만이 그의 유일한 관객이었다.

그날 밤도 어김없이 같은 소절을 반복하던 재현의 귀에, 문득 자신의 연주가 예전과 다르게 들렸다. ㉡분노와 조급함으로 가득 차 있던 활놀림이, 어느새 담담하고 차분한 울림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는 활을 멈추고 잠시 멍하니 앉아 있었다.

다음 날, 재현은 네 번째 오디션 무대에 올랐다. 심사위원들의 무표정한 얼굴을 마주하자 예전 같으면 손끝이 얼어붙었을 텐데, 이번에는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고요했다. ㉢그는 눈을 감고 지하 연습실에서 수없이 되풀이했던 그 소절을 그대로 켜 내려갔다.

연주가 끝난 뒤, 정적이 흘렀다. 이윽고 한 심사위원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연주에는 뭔가 다른 게 있었어요." 재현은 그제야 자신이 지난 몇 달간 잃어버렸던 것이 기술이 아니라 소리에 담긴 진심이었음을 깨달았다.

㉠~㉢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1. ①㉠은 재현이 화려한 관객들 앞에서 연주하며 느끼는 부담감을 드러낸다.
  2. ②㉠~㉢은 재현이 음악에 대한 열정을 완전히 상실해 가는 과정을 순차적으로 드러낸다.
  3. ③㉢에서 재현은 오디션 무대에서도 여전히 극심한 불안과 긴장에 사로잡혀 있다.
  4. ④㉡은 재현의 연주가 조급함에서 벗어나 담담한 울림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5. ⑤㉢은 재현이 심사위원들의 반응에 실망하여 연주를 서둘러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답·해설 보기

정답: ④번

[출제 의도 및 핵심 논리]
이 문항은 밑줄 친 부분에 담긴 인물의 심리 변화를 정확히 해석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은 "분노와 조급함으로 가득 차 있던 활놀림이, 어느새 담담하고 차분한 울림으로 바뀌어 있었다"라는 서술을 통해 변화가 직접 드러난다.

[선지 분석]
① ㉠에서는 "눅눅한 지하실 공기와 형광등 불빛만이 그의 유일한 관객"이라고 하였으므로, 화려한 관객 앞에서의 부담감이 아니라 홀로 연습하는 고독한 상황을 드러낸다. 따라서 적절하지 않다.
② ㉠~㉢은 재현이 좌절 속에서도 연주에 담긴 진심을 되찾아 가는 과정을 보여줄 뿐, 열정을 상실해 가는 과정이 아니므로 적절하지 않다.
③ ㉢에서는 "이번에는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고요했다"라고 하였으므로, 극심한 불안과 긴장에 사로잡혀 있다는 설명은 지문과 정반대이다.
④ ㉡은 "분노와 조급함으로 가득 차 있던 활놀림이, 어느새 담담하고 차분한 울림으로 바뀌어 있었다"라는 서술에서 조급함이 담담한 울림으로 변화했음이 직접 확인되므로 적절하다. 정답.
⑤ ㉢ 이후 심사위원의 "오늘 연주에는 뭔가 다른 게 있었어요"라는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므로, 실망하여 서둘러 마무리했다는 설명은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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